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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보고 느끼고

(졸라 바쁜 와중에도) 이 포스팅을 보고 안 웃을 수가 없었다. ^^

by 알 수 없는 사용자 2011. 1.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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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을 먹으려다" 라는 포스팅인데, 이미지를 보면서 경험 + 상황 이 겹쳐지면 많이 웃었다.
제일 비슷한 사진(5번째)도 있지만, 난 저것보다 5배는 넉히 강한 임팩트로 당했다. -알만한 사람은 다 알겠지만...ㅎㅎ

<배경상황:기러기>
남자 혼자 살면 집이 클 필요 없다(약간 큰 방 하나면 된다)
침대와 TV 외엔 딱히 쓸 일이 없다
조그만한 만능 밥상은 꼭 필요하다(옥션 등지에서 7,900원에 샀는데 만족도는 790,000원보다 높다)

여름날 하루, 그날도 어김없이 침대에서 만능 밥상에 라면냄비(정확히는 이 손잡이 달린 냄비가 문제였다) 하나와 노트북& 마우스를 휘저으며 놀고 있다.

앞에는 TV가 틀어져 있고 라면을 조금쯤 먹을 때, 파리가 한 마리 돌아다닌다.
당연히 꽤 귀찮다.(하지만, 그 경우 두 다리는 항상 좁은 밥상 밑으로 쭉 펴 있으므로 운신하기가 쉽진 않다^^)
효자손인지, 젓가락인지 정확히 기억은 안 나지만 파리를 향해 각종 신공을 날렸다.
결과는 뭐 충분히 예상되고...
사실, 라면이 엎어진 것은 별 문제가 아니다.

내가 이해가 안 되는것은
1. 왜 뻔한 (5초뒤) 상황을 예상 못할까? (정치뉴스를 보면 내 잘못이 아닌듯..아마도 인간의 뇌는 환경에 따라 그렇게 변하는 듯 싶다)
2. 막상 상황이 벌어지면, 일정시간(약 30초 이상 될 듯하다- 꽤 길다^^)은 아무런 행동과 생각이 안된다 - 그저 바라만 보고 있을 뿐이다. 俊 아들이 정리한 각종 필살기에서 나오는 얼리기 기술을 정통으로 맞은 듯 하다
.3, TV 보면서 전화 받고 담배 피우면서 메신저,스타도 하는데, 왜 이 상황은 -  밥상 걷어내고 추가 피해를 막는 - 단순한  멀티 작업 조차 안된다.

ㅠ,ㅠ 피해상황(바닥쪽 맨 아래부터)
1. 매트릭스
2. 1이 딱딱해서, 약간 두꺼운 이불 하나
3. 보통 침대 시트
4. 마누라가 갈때 깔아놓은 - 요 1
5. 3개월쯤 뒤에 더러워서 그 위에 깔은 - 요 2
6. 약 3개월 마다 계속해서 업데이트 한 - 요 3,4,5...
7. 대나무 돗자리
8. 노트북 & 마우스(키스킨으로 인하여 소소한 피해^^)

7번부터 몇 초 간격으로 순차적으로 스며들고 있는데, 순간적으로 아무 것도 할 수 없고, 그냥 머리 속이 대략..
머리 속이 대략...
복구
맨 아래 두꺼운 이불만 빼고, 그 위 시트부터 그대도 거꾸로 뒤집음(침대 시트가 제일 크니 넉넉하고 좋다 ㅎㅎ)
그 후 맨 아래 이불을 꺼내서 둘둘 만다
넉히 40kg짜리 쌀가마니 정도 되는 크기
그냥 버림.
대돗자리는 겨울방학될 때까지 6개월간 목욕탕에 세워져 있으면서 목욕할 때마다 10초씩 샤워당함 ㅋㅋ

다른 이야기
우아한 세계라는 송강호 영화를 보면 감성적으로 거의 비슷한 상황이 나온다.
극중 송강호는 기러기이자 생계형 깡패인데, 해외에서 보낸 가족들의 비디오 보면서 라면을 먹다가 웬지 모를 울화가 치민다. 먹던 라면을 던져 버리는데...
잠시 후 쭈구려 앉아 치운다 - 안 치우면?? ㅎㅎ

작은 아이랑 같이 보는데, 아이가 심하게 웃는다.
라면이 엎어진 장면이 웃겨서 웃는 것인지, 그 상황이 자기도 모르게 서글퍼 웃는 것인지 정확히는 모르지만
나에게는 후자로 느껴졌다.(그래서 내가 작은 아이를 예뻐한다^^ )

아이들은 훗날 자기들의 조기 유학을 어떻게 생각할까? 그것도 중국이라...어떻게 생각할까?
난, 훗날 어떻게 생각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