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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너희는 우리집 벨 누르지 마라.

by zooin 2013. 5.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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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에 엉덩이 사이 항문 주위에 종기가 났다.

마이신을 먹었지만 낫지 않아서 병원에 갔더니 수술해야 한단다. 항문 농양이라나 뭐래나...ㅜ.ㅜ;


아무튼 퇴원하고 집에 누워있다가 

이 즈음에 가장 힘든 "처음으로 대변보기"를 시도하는 중이었다.


거의 일주일만에 처음으로 보는 대변이다 보니...

너무 긴장되었고 또 아직 항문의 고통이 온몸으로 느껴지는 상황이었다.


우선 좌욕을 해서 항문을 부드럽게 만든 후

천천히 아주 천천히...

약 20분에 걸쳐서 밀어내기 한 판을 하고 있었다.


그런데 바로 그때

띵똥~ 띵똥~ 벨소리가 울린다.


나는 이제 막 시작되는 배설의 기쁨과 내 신체 일부가 찢어지는 고통을 느끼면서

벨소리를 무시했다.


하지만 약 1분 후 또 띵똥~ 띵똥~

그래도 나는 무시했다.


그리고 이제는 문도 두드린다. 쿵쿵쿵.


나는 떨어지는 집중력 때문에 제대로 볼 일을 볼 수 없다고 판단하고

일단 이 불청객을 해결하기 위해 

거의 성공하다시피 한 것을 다시 넣고...(아는 사람은 안다. 밖으로 밀어낼 수가 없다. 차라리 넣고 말지. ㅜ.ㅜ)


떨리는 손으로 팬티를 겨우 올리고 

어기적 어기적 가랑이를 벌리고 현관으로 걸어가며 소리쳤다.


"누구세요?"


그러자 밖에서는 온화하고 품위있는 목소리를 가진 나이 지긋한 중년 아주머니께서

차분하고 느긋하게 말씀하시길...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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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형제 자매님께 좋은 말씀 전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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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소리를 듣자마자 그렇지 않아도 후들거리던 다리가 풀리면서

나도 모르게 살의가 솟구치고 저주의 말이 기어나왔다.



아~~~ 니미 10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