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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

내가 받았던 전화

by zooin 2008. 8.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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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아님의 바람난 유부녀의 전화를 읽다가 생각나서

이 이야기와 마찬가지로 실제 이야기라는...

저는 밤 12시 경에 저런 전화를 받아 본 적이 있습니다.
처음에는 전화를 잘못 걸었다며 죄송하다고 하더니...
제 말꼬리를 잡고, 몇가지 통상적인 질문을 하더군요.

그래서 제가 몇가지 대답을 해 줬더니...물어보지도 않았는데...
자기는 혼자 살고 있다. 조그만한 shop을 운영한다고 하더니...조금 더 시간이 지나자 간간히 이상한 비음 소리도 섞어가며 "외롭네 마네" 하더군요. 저도 잠이 안와서 심심풀이로 이런 얘기 저런 얘기를 하는데...;;;

갑자기 전화 너머로 "아앙~"하는 아기 울음소리가 들리는 겁니다. (헉~~~혼자 산다면서...)
그러자 갑자기 전화를 끊어 버리더군요.
저는 "나쁜 년~ 옆에 아기 놔두고 뭐하는 짓거리야?"하고 잠자리에 들려는데... 조금 있다가 또 전화해서는 짐짓 모른척하며 갑자기 전화가 끊겼다고 너스레를 떨더군요

물론 이 상황이 되면 저쪽에서 원하는 것이 뭔지를 알 수 있는 상황이다 보니 저는 강하게 나갑니다. 바로 반말 들어가고 싸구려 취급해 버리지요. 즉, 이미 게임은 끝~난 상태지요. ㅡ_ㅡ;

그렇게 새벽 4시까지 통화를 하다가...이제는 제가 지루해지고 잠이 와서...
"내가 보니 아기도 옆에 있는 것 같은데...당신이 심심해서 우연히 전화번호를 돌리다가 나와 통화가 된 것 같고, 당신 심심하지 않게 이야기 상대해 줬으니...이만 잠자고 아이나 잘 키워라." 하고 전화를 끊으려고 했더니...
이제는 만나자고 합니다. 그리고 제가 거절하자 이제는 한번만 만나달라고 사정하는 겁니다. (밤새도록 통화하고 실질적인 결과가 없어서 그랬는지도 모릅니다만...)

니미럴...미친~
이 새벽녘에...나랑 만나서 뭘 하자는 건지...(물론 저는 알고 있었지만요...ㅋㅋㅋ)
암튼 참다 못한 저는 "야~이~ XXX야 #@#$%&&%"라고 하고 끊어 버렸습니다.
.
.
.
그런데...다음날 밤에 또 전화를 하더군요.
이번에는 자기가 어제는 술을 먹어서 횡설수설했다면서 죄송하다고...하면서요.

물론 결론은... 자기가 사과의 의미로 술 한잔 산다고 하면서 한번 만나자...였습니다만.
저는 또 욕하고 끊어 버렸습니다.

시간이 흐른 지금의 저는 저 상황을 아깝다고 생각할까요 아니면 짜증내고 있을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