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쉼터/보고 느끼고

옛날 영화관을 회상하다.

by zooin 2009. 5.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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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래는 내 개인 일기용 블로그에 작성한 것인데, 나이를 먹었는지 지난 날이 많이 생각나길래 약간 편집해서 이곳으로 옮긴다.

지난 날이 갑자기 떠오른 이유


1. 江의 追憶화려한 휴가 촬영지 그리고 더 오래된 추억의 흑백사진1. 광주 지산유원지 소풍길을 읽고 지난 추억에 잠겨 있었는데.

2
. 결정적으로 모기불님 블로그에서 발견한 1976년 1월 1일자 동아일보에 게재된 오래된 영화 포스터의 내용 중에 관람 요금이 일반 500원, 학생 400원이었다는 것을 보니...당시 극장들이 생각나서.
(고마운 네이버의 디지털 뉴스 아카이브 서비스...근데 이런 것은 국가가 공공사업으로 진행했으면 더 좋았을 것 같은데...^^)

당시 광주의 극장들 그리고 추억의 천일극장



1976년이면 내가 국민학교 3학년 때였는데, 당시 이 지역의 유명한 극장(자기들 말로 일류)은 무등극장, 광주극장, 제일극장, 현대극장, 시민관, 중앙극장이 있었고, (아카데미극장은 중학교 때 생김)
동시 상영관(남들이 말하는 이류)으로 태평극장, 계림극장, 아세아극장 등이 있었다.

내가 자주 가던 곳은 동시 상영관도 아닌 완전 저렴한 천일극장, 한일극장, 대한극장이었는데...당시 개봉관에서 영화를 보더라도 스크린에 비(스크래치)가 내리고 상영 중간에 필름이 끊기는 일이 다반사였다 보니 허접한 영화관의 환경은 말로 표현이 안된다.
한 가지 예를 들자면 천일 극장은 천장이 뚫려서 하늘이 보였고 바닥에는 쓰레기 투성이었으며 심심한 쥐새끼들(진짜 쥐)도 옆자리에서 나랑 영화를 같이 봤을 정도였으니깐...;;;

아래의 쥐가 아니라 진짜 쥐...

과거의 영화관 환경이야 어디나 비슷했을 것이니 차치하고, 내가 옛날 영화 포스터를 보고 생각난 것은 천일극장의 관람료인데...내가 정확히 기억하는 것은 국민학교 6학년 때까지(1979년) 50원이었다는 것이다.
관람료가 50원이었기 때문에 천정이 뚫려서 쏟아지는 (진짜) 비를 맞으면서, (진짜) 쥐새끼랑 영화를 같이 보더라도 참고 볼 수 있었던 것일지도 모른다. ^^

그 후 천일극장은 내가 중학생에 입학한 후 관람료를 100원인가 200원으로 인상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소극장류의 동시 상영관이 동네마다 우후죽순처럼 생겨나면서 미성년자 관람불가 영화로 학생들을 유혹하더니...어느 순간 없어지고 말았다.
극장은 없어졌지만 최소한 극장주가 망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그 일대인 남광주 시장이 개발되었고 어찌 되었건 그 후로는 땅 값이 올라가는 시기였으니...
그리고 내 추억의 장소가 없어진 것은 아쉬우나, 어떤 이가 망하는 것 보다는 더 낫지 않겠어? ^^

지금 내 머리속을 스치는 생각은...


그때의 나는 왜 어른이 빨리 되기를 기원했을까?
별로 나이도 안 먹었는데 지난 날이 그립다.